(서현일보 장경미 기자)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김은혜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성남 분당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1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선 박빙 양상이지만 다소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지사 선거에 도움이 될 ‘안풍(安風)’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서울 노원병에서 정치 활동해 온 안 위원장이 분당갑 출마를 전격 선언한데 대해 당내 입지 확보를 위한 편법이라는 시선도 있다.
국민의힘은 중도층 외연 확대와 지지층 결집이라는 '안철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기지사 선거 분위기 반전에 힘이 될 것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안 전 위원장이 지난 8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분당 뿐 아니라 성남시와 경기도, 수도권에서의 승리를 통해 새 정부 성공의 초석을 놓겠다는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제 몸을 던지겠다”고 한 것도 이런 당의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성남이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정치적 고향이란 점에서 안 전 위원장의 출마는 수도권 민심에 다가서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김은혜 후보 측도 안 전 위원장 출마선언 직후 논평을 통해 “안 전 위원장처럼 훌륭한 분들이 후보군에 많이 합류하셔야 분당, 판교가 발전할 수 있다. 분당, 판교 발전은 결국 경기도의 더 큰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출마를 환영했다.
하지만 안 전 위원장의 분당구갑 출마가 ‘명분이 약하다’는 비판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데다 새 정부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크게 확산되지 않을 경우 선거에는 역풍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대항마로 예상되는 민주당 김병관 전 국회의원의 기반도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선거에서 쉽지 않은 싸움이 전개되면 '안철수 바람'이 이재명 효과를 상쇄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7만 7006표를 얻어 7만8134표를 받은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에게 석패했다.
또 판교에 IT등 첨단 기업이 밀집해 있는데다 김병관 전 의원은 웹젠, 안 전 위원장은 안랩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도 승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경기지역 관계자는 “안 전 위원장은 분당에서 활동한 이력이 없다. 국민과의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그가 지금까지 보여 준 정치철학과도 맞지 않는다”며 “김병관 전 의원은 김은혜 후보와 박빙 승부를 펼칠 정도로 만만하지 않고 분당에도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조직이 살아있어 승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전 위원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안랩이 판교에 있다는 점을 들어 이해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 전 위원장은 안랩 지분 18.6% 보유하고 있다.
한 지역정가 관계자는 “기업 최대 주주가 기업 본거지가 있는 곳에서 정치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당선이 됐을 경우 안 전 위원장이 안랩과 관련된 불공정한 행보를 하더라도 누가 바른 말을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안 전 위원장은 9일 성남 분당갑으로 주소를 이전하고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