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중앙도서관, ‘2024년 길 위의 인문학’ 유의미한 마무리

  • 등록 2024.09.24 12: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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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 ‘기후 행동 챌린지’, 탄소중립의 중요성 알려

 

서현일보 한예원 기자 | 가을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 23일 ‘2024 산림단풍 예측지도’를 발표하며 올해 수종별 단풍 절정 시기가 지난해보다 다소 더디게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6월부터 8월까지의 평균 기온이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 기온 대비 섭씨 1.3도 상승했고 늦더위가 지속된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이상 고온 현상으로 단풍이 늦어지는 만큼 가을 태풍의 빈도는 늘어나고 있으며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또한 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가을철 태풍 발생 평균 빈도는 점점 빈번해지고 있고, 지난 19일부터 21일 사이 전남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 200년에 한 번 발생할 법한 유례없는 가을 폭우가 내려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역대급’, ‘유례없는’ 같은 수식어가 무색해질 정도로 폭염과 한파, 가뭄과 홍수가 빈번히 찾아오고 있는 지금, ‘기후 변화’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화두다.

 

그러나 극심한 기후 이상 현상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기후 위기는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광양시는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시민들과 함께 미래 세대를 위한 생활 속 작은 변화를 실천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광양시는 기존의 생활방식을 전환하는 등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광양중앙도서관에서 총 11회에 거쳐 ‘2024년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사업에서는 「필(必) 환경 시대: 공(Zero) 감(減)에서 답을 찾다」라는 주제로 기후 위기,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강연과 탐방이 이루어졌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343명의 시민은 미래 세대에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매 강연에 열의를 가지고 참여했으며 그 덕분에 프로그램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까지 추진해온 사업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기후위기 속 탄소중립을 위한 릴레이 강연

 

프로그램의 시작은 박성훈 순천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가 맡았다.

 

첫 번째 강연 ‘미세먼지는 정말로 공포의 대상일까?’에서는 매년 높아지고 있는 미세먼지의 수치에 대한 데이터를 통해, 일상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과 같은 인공물이 미세먼지 발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 우리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두 번째 강연 ‘똥을 돈으로 바꾸는 에너지 전환’에서는 사이언스 월든의 ‘똥본위화폐’ 개념을 소개하며, 우리 사회가 당연하게 여기는 폐기물이 어떻게 가치 있게 변할 수 있는지를 유쾌하게 탐구했다.

 

이를 통해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미래도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세 번째 강연에서는 친환경 유기농 제품과 로컬 푸드를 활용하는 것이 어떻게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배우며, 환경 문제의 상호연관성을 이해했다.

 

다음은 이필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명예교수가 기후위기 속 다가올 지구의 모습과 그에 대응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세 번의 강연을 통해 다뤘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억제를 위해 제시된 국가별 방안들을 논의하고, 화석 에너지 의존도가 95%에 가까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 가능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살폈다.

 

또한,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지구 온도 상승 범위에 대한 이론을 통해 기후 변화가 가져오는 심각성을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박병열 패시브하우스 전문 건축가는 제로 에너지 건축 철학을 소개하며, 자연 본래의 소재를 활용한 건축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병열 건축가는 제로 에너지 건축 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패시브 팜’ 사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공간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우리는 어떤 집과 어떤 도시에서 살 것인가를 생각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진정한 의미의 생태 도시를 고민하도록 했다.

 

■ 길 위에서 마주한 현대와 과거의 인문 건축 기행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강의실을 넘어 현장에서 실질적인 학습을 이어갔다.

 

9월 5일, 참여자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주거, 한옥과 현대 건축에 깃든 생태건축 요소 발견하기’를 주제로 인문 건축 기행을 떠났다.

 

인문 건축 기행에서는 제로 에너지 건축 기술이 적용된 ‘파파야 랩’과 순천의 ‘에너지 자립 마을’, ‘순천시립봉안당’등을 방문하며, 강연에서 배운 자연과 미래를 고려한 건축 기술을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집의 오래된 미래라 할 수 있는 한옥을 살펴보기 위해 ‘운조루’, ‘오미마을’, ‘곡전재’, ‘쌍산재’ 등을 방문하며 과거의 건축 방법과 현재의 기술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탐구했고, 참여자들은 지속 가능한 삶의 올바른 방향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변화’와 ‘실천’

 

특히 이번 길 위의 인문학은 참여자들이 탄소중립 생활 실천 챌린지에 참여하도록 이끌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9월 12일, 광양중앙도서관 문화공간‘하루’에서 이주은 알맹상점 대표의 ‘버려진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 강연을 진행했다.

 

이전 강연들이 이론에 집중했다면 이주은 대표는 쓰레기장에 배출된 이후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실천과 변화에 대한 중요성을 다루며,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강연 후에는 재활용을 위한 ‘알맹상점 팝업스토어’가 운영돼 시민들이 가져온 플라스틱 병뚜껑을 친환경 제품과 교환했다.

 

또한 다회용 용기에 친환경 세제를 리필하는 체험을 통해 소비의 책임과 환경 운동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도록 했으며, 수거된 병뚜껑은 재활용 업체에 기부해 열쇠고리, 치약짜개 등 새로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재탄생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마다 ▲버린 쓰레기 기록하기, ▲우리 동네 플로깅, ▲텀블러 사용 인증, ▲에어컨 적정 온도 유지하기 등 다양한 미션을 제공하고 인증하는 ‘기후 행동 챌린지’를 운영하여, 쉽게 환경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시민은 “9월인데도 아직도 무더운 날씨를 보며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쓰레기를 버리는 데 그치지 않고 처리 과정까지 알고 있는 것이 나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김미라 도서관과장은 “이번 길 위의 인문학을 통해 많은 시민이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것 같아 매우 기쁘다”라며 “개인의 작은 행동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음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예원 기자 hanye03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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