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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공직선거

[칼럼] 군자의 현명한 자세의 의미

서현일보 정치칼럼

 

(齊)나라 선왕(宣王)이 맹자를 초청해 가르침을 받을 때 이야기다.

 

맹자가 신하에게서 들었다면서
왕께서 희생으로 끌려가는 소를 보고 애처로워 양으로 바꾸라고 한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새로운 종이 주조되면 희생물을 죽여 피를 바르는 흔종(釁鐘) 의식을 치르는데 끌려가던 소가 눈물을 흘렸다.

 

아무 죄도 없이 사지로 끌려가는 것을 왕이 못 보겠다며 놓아주라 하고, 
흔종을 '폐지하는 대신 양으로 소를 대체하라(何可廢也 以羊易之)'고 한 명령이 사실인지 물었다.

 

선왕이 그렇다고 답하자 맹자는 왕 노릇 하기에 충분하다고 칭찬을 하였다.

 

일반 백성들은 큰 재물을 아끼기 위해서 생각을 한다고 하지만
사지로 끌려가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설명한다.

 

 "그것이 바로 인을 실천하는 방법이니, 소는 직접 보고 양은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是乃仁術也 見牛未見羊也)."

애처로운 소의 모습을 보고 측은지심 (惻隱之心)이 일어난 것이니
왕이 어진 마음을 갖고 백성을 아끼는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양은 도살될 때 눈물을 흘리는지 알 수 없어 본 것과 보지 못한 것이 생사를 가른 셈이다.

 

맹자가 소의 눈물만 측은하게 생각하고 보지 못한 양의 희생을 대수롭지 않게 본 것은 생명은 모두 같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겐 불만일 듯하나ᆢ

 

그러나 군자는 짐승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애처롭게 우는 소리를 듣고서는 그 고기를 먹지 못해 주방을 멀리한다고 하였다.

 

이양역우
(以羊易牛)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 작은것으로 큰것을 바꾼다.

 

즉 생각을 바꾸어 지혜를 발휘하고 상황을 최소화시키는 군자의 현명한 자세의 의미를 말해준다. 

 

서현정치연구소
이사장 정치학박사 김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