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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공직선거

용인기흥역세권 제2도시개발사업 ‘진퇴양난’

  • 사실로 확인된 ‘용인 기흥역세권 개발’ 불법행위… 시 "기존 조합설립인가 취소는 불가"
  • 민원인 “관련법에 의해 기존 불법조합은 직권취소 가능...판결 확정시까지 사업인가는 당연 중지돼야”
  • 용인시 “관련법의 직권취소 의무사항 아니고...1심 판결만으로도 사업인가 승인 당연”

 

 

2022년 불거진 ‘용인 기흥역세권2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삼정기업 외 30인의 부동산실거래법 위반 의혹이 최근 검찰의 수사로 불법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사업에 참여한 일부 토지주들은 사업 허가기관인 용인특례시에 기존의 조합설립인가 취소를 요구했지만, 그동안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기관의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소극행정으로 일관하던 시는 불법 행위가 확인된 상황에서도 이 같은 토지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용인시와 해당 토지주 등에 따르면 기흥구 구갈동 459-3번지 일대 8만9381㎡ 부지를 개발하는 ‘용인 기흥역세권2 도시개발사업’은 2020년 2월 부산의 대표 중견기업인 삼정기업과 ㈜하나윈(옛 녹십자수의약품)을 비롯해 해당 지역 토지주 등이 참여한 민간개발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동산실명제법(부동산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의혹이 불거졌다.

 

삼정기업 등은 시가 2019년 11월 ‘옛 도시개발법’을 근거로 해당 지역에 대한 도시개발사업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고시에 따라 2021년 5월 ‘용인 기흥역세원2 도시개발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를 조직한 뒤 같은 해 7월 시에서 조합 설립을 인가받았지만, 삼정기업이 해당 사업의 진행을 앞둔 2020년 2월부터 집중적으로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대표이사와 친인척을 비롯해 계열사 및 임직원 등의 명의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결국 토지주 등 해당 사업 참여자 일부는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고, 용인 기흥구청 담당 공무원 역시 ‘조사 결과, 명의신탁 관계가 분명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부산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가 사건을 병합해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최근 명의수탁자 12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동시에 나머지 19명을 가담경위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했고, 고발인 등은 해당 내용을 시에 알리며 조합설립인가 직권취소 처분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7일 민원서를 통해 "조합설립인가 신청 시 동의자 수 산정을 위한 토지소유자는 총 46명이었는데, 그중 23명은 삼정기업 주식회사 측으로 명의신탁을 받아 토지소유권 이전등기만 자신들의 명의로 경료되어 있는 명의수탁자들임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부산지방검찰청은 명의수탁자 19명은 기소유예 처분되고 12명은 불구속 기소 된 상태인 만큼, 조합설립인가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 후 합법적인 조합원들이 신청할 신규 조합을 조속한 시일 내로 재인가 해주길 청원한다"고 요청했다.

 

실제 ‘도시개발법 제75조’, ‘행정기본법18조’에는 지정권자 등 관할 행정청에 법률 등의 위반자에 대한 행정처분(취소, 공사의 중지, 건축물이나 장애물 등의 개축 이전 등)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해당 법률에는 ‘관할 행정청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자에 대해서는 그 인가 등을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다’고 명기되어 있으며, 부동산실명법에는 ‘행정기관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부동산실명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할 수 있으며,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지체 없이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시점이 구체화될 경우에는 1개월 이내에 과징금 납부고지를 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관리기관인 용인시는 "부산검찰청의 부동산실명법 관련 수사를 통해 불법 행위가 적발된 사실은 확인했지만, 악의로 불법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해당 민원을 처리할 수 없다"는 터무니없는 답변을 내놨다.

 

또 "명의신탁 약정에 따른 부동산 물권변동은 토지매도자가 악의인 경우에 무효이고, 부동산 명의신탁에 있어서 대외적으로는 명의수탁자가 소유자이므로 토지매도인으로부터 토지를 매수한 토지명의자들이 명의수탁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토지의 소유권에는 변동사항이 없으며, 적법한 소유자에 해당해 조합설립 동의 요건을 충족한다"며 "관련 법령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해당사업의 조합설립인가 직권취소 처분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부동산실명법 위반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한 바 있다.

 

이 같은 시의 답변에 민원인들은 "시가 불법을 인지하고도 행정처분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불법을 묵인하는 행위"라며 "시의 태도는 이 사업을 둘러싼 모종의 이해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시의 입장은 확고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과거 언론(프레시안 및 동아경제 등)의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민원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명확한 답변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토지를 매수한 토지명의자들이 명의수탁자에 해당한다고 해도 토지 소유권은 변동사항이 없어 적법한 소유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한, 삼정기업 관계자는 “개발 사업 추진에서 불법적인 요소는 없었다. 조합설립인가 무효확인소송에서도 기각 판결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조합원들 간 이해당사자들의 고소, 고발로 현재 민형사상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통상적인 상식의 행정절차는 재판 결과가 나온 후에 인허가 행정의 승인이다.

관계기관은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이해당사자 간의 업무 조정과 중재 등 적극 행정을 펼치고, 당초 공영개발로 추진되었던 기흥역세권 제2도시개발 사업이 전임시장시절 왜? 무슨 이유로, 민영사업으로 변경 시행되었는지 용인시의회 차원의 진상조사 특위를 가동하여 사업의 공정성과 객관성 그리고 불법성과 인허가 과정의 특혜는 없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기흥역세권 제2도시개발사업의 최대 수혜자 S모씨는 이미 자신의 이득만 취하고 이 사업에 빠져 호의호식하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한 철저한 재평가와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